월간 박정희 라는 책도 나온답니다. 세상이 거꾸로 가도 너무 가네요. 정말로 박정희라는 인물이 어떤지 모르는 걸까요? 마침 박정희를 쏴 죽인 김재규를 재조명하는 책이 나왔습니다. 우리가 김재규를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왜 박정희를 쏴 죽일 수밖에 없었는지 그 책을 한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작은책도 마찬가지겠지요. 작은책 12월호엔 무슨 이야기들이 실려 있을까요?

엮은이의 글

《바람 없는 천지에 꽃이 피겠나》라는 김재규에 관한 책이 나왔습니다. 김재규는 1979년 10월 26일, 스스로 신이 되고자 했던 독재자 박정희를 죽여 유신 체제를 끝장 냈던 인물입니다. 이 책을 보고 김재규를 잘못 알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 함세웅 신부는 책 추천사에서 “유신의 괴물이 되살아나는 이 어두운 현실에서, 시대를 고민하는 많은 분들에게 이 책이 깊은 사색과 용기의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썼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 박정희가 저질렀던 유신 체제 못지않게 이 나라를 공안 정국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국정원이 여론을 조작해 부정 선거로 당선된 사실이 드러나니 위기를 모면하려고, 멀쩡히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화록을 없앴다고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까지 소환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을 내란음모죄라는 어마어마한 죄목으로 구속해 시민들의 관심을 돌렸습니다. 증거로 내세우는 녹취록은 조작이었습니다. “전쟁 반대 투쟁을 호소하고”를 “전쟁에 관한 주제를 호소하고”로 “선전 수행”을 “성전 수행” 등으로 바꾸는 등 유치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 조작으로 아예 통합진보당을 없애 버리려고 헌법재판소에 해산 청구를 청원했습니다. 방법만 다를 뿐 박정희 유신 체제 때 저질렀던 일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독자님들, 벌써 2013년 마지막 12월호입니다. 새해부터는 특집 구성이 바뀌고 영화 연재를 했던 강성률 선생의 연재가 끝나는 등 몇 가지 변화가 있습니다. 새로운 작은책으로 다시 만나 뵙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새해는, 박정희를 죽인 김재규가 바란 대로 ‘민주주의가 회복’되는 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엮은이 글 마칩니다. 고맙습니다.

발행인 안건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