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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글쓰기모임 뒷이야기

작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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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모임 시작하기 전에 신혜정 님이 하모니카 연주를 했습니다. 기가 막힌 트로트가 나오더군요. 언제 하모니카를 배우셨는지..



박영희, 강정민, 이근제, 최성희, 최상천, 유이분, 국세현, 이동호, 소우영, 정인열, 신혜정, 임진광, 안건모

 

이번 달에는 모두 열세 분이 참석했습니다. 추석이 다가와서 몇 분 오시려나 했는데 뜻밖에 많이 오셨어요. ‘아마 추석에도 바쁘지 않은 분들인가 봅니다.’ 하고 생각했는데 바빠도 작은책 글쓰기모임엔 빠질 수가 없어서 오신 분들입니다. 그중에 새로 오신 임진광 님이 가장 젊었네요. 25? 모임 평균 연령을 확 떨어뜨려 놓았습니다.

글이 9편이 나왔습니다.

이근제 님의 이거 뭐야?’는 건설현장 이야기입니다. 항만 여객터미널을 짓는 현장으로 일을 나갔는데 그곳에서 일을 시키기 전에 혈압을 측정합니다. 혹시 아픈 사람 일 시키다 사고 나면 자기들 책임이 있어서 그럴까요? 이근제 님은 뜻밖에 혈압이 161로 나옵니다. ‘이거 뭐야?’ 하고 이근제 님 스스로 놀라지요. 왜냐면 한번도 그런 일이 없었거든요. 두 번을 재 봐도 똑같습니다. 반장이 보증한 뒤 결재가 떨어져 일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한나절 일한 뒤 다시 혈압을 재 보니 13178로 정상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혈압기가 고장이 난 걸까요?

또 한 편은 손녀에 관한 글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외손녀 다올이가 방학숙제로 가족신문을 만들었답니다. 할아버지가 31년 동안 일하다 정년퇴직하면서 쓴 책 <31년간의 나의 삶을 기록하다>라는 책도 선생님 드린다고 가지고 갔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다올이가 할아버지 이름을 네이버에 치면 나오냐고 묻습니다. 당연히 나오지요. 그래서 오마이 이근제를 입력해서 보여주니까 외손녀가 놀랍니다. 거기에 이근제 님이 인터뷰 글과 함께 사진까지 실려 있으니까요? 다올이는 자기도 그런 데 나올 수 있냐고 물어요. 할아버지가 무엇을 하던 잘해서 알려지거나 하면 나올 수 있지.” 하고 으쓱댑니다. 손녀는 말합니다.

나도 할아버지처럼 글을 써서 책을 내고 싶다. 나도 내 인생이 있었으니까.”

그러면서 자기도 얼마 전부터 유 튜브하고 있다고 자랑합니다. 팬이 벌써 많이 생겼고 조회자도 83명이라고 자랑합니다. 귀여운 손녀 이야기입니다.

 

신혜정  님이 쓰는 글이 점점 속도가 붙네요. ‘좌충우돌 결혼 생활을 써 오셨습니다. 남편이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이었어요. 예수님처럼 생각했답니다. 약자인 노동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노조를 만드는 것을 거룩하게 생각했지요.

훌륭한 일이지만 그게 남의 남편이 하는 일이라면 멋지고 훌륭한 일인데 내 남편이 하는 일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집에는 맨날 늦게 들어오고, 구류 살고, 벌금 내는 게 일이었습니다. 남편을 이해하기 위해 집회나 시위 현장을 쫓아다녔답니다. 수은중독으로 죽은 문송면의 장례식에 갔다가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광명시로 이사와 만남의 집도 알게 됐습니다. 그곳에서 여성학 강사 박혜란 님이 여성과 사회란 제목으로 강의를 했는데 그 강연을 듣고 엉킨 실타래가 조금 풀렸다고 합니다.

여성은 태어날 때부터 불평등한 대우를 받으며 태어난다. 성장과정과 교육, 취업에서도 역시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데 불평등의 극치는 결혼하면서가 최고조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모임 회원들은 왜 그 내용이 엉킨 실타래가 풀리는 계기가 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동호 님이 오랜만에 오셨어요. 빨간모자. 콜트콜텍 기타 만드는 노동자. 해고노동자인데 아직도 그 회사로 복직하지 못하고 다른 영세 공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토요일도 일을 해서 그동안 작은책 글쓰기 모임에 못 나왔어요. ‘정말 오랜만이다!’ 하는 짤막한 글로 그동안 작은책 글쓰기 모임에 나오고 싶었던 감정을 썼습니다.

박영희 님은 한약재가 좋아요를 써 오셨습니다. 아버지가 자수성가한 큰 부자였는데 사기꾼한테 넘어가 망한 뒤, 암에 걸려 죽을 뻔했는데 엄마가 한약으로 고쳤답니다. 엄마는 한약을 많이 아신다네요. 그 뒤 아버지도 한약을 공부해 약재상을 해서 남부럽지 않게 살았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무등산 밑에서 인삼재배를 최초로 성공하신 분이라고 합니다.

 

최성희 님은 똘식군 미안해를 써 오셨어요. 같이 살던 반려견이 너무 아파서 안락사를 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슬픈 이야기입니다.

소우영 님은 여전히 시를 써 오셨네요. ‘시간이 파먹은 집의 풍경입니다. ‘어릴 때 집은 너저분한 공간이었다로 시작합니다. 시골 풍경이 떠오르는 그런 시입니다.

국세현님은 이원영과 나를 써 오셨습니다. 다른 글쓰기 수업 때 웬수에게 편지쓰기라는 주제로 썼던 글이랍니다. 남편이 기초의원 세 번 출마를 하는 과정에서 글쓴이와 다투는 이야기입니다. 당선됐을까요? 글에는 그런 내용이 없습니다.

 

임진광님은 학교 졸업할 때 발표할 에세이를 써 왔습니다. 병역거부를 주장하는 앨범과 책을 졸업전시에서 보여 줄 글이었습니다. 정리가 잘 안 돼 무슨 내용인지 잘 파악할 수는 없었습니다. 



흠 신이 난 사람이 있군요.



신났습니다.




하모니카 연주에 열중




하모니카 연주를 촬영 한 뒤 모습입니다.




모임 시작합니다.



국세현 님이 무슨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지



오랜만에 나온 최상천 님.




이근제 님. 나이가 들어도 멋지네요.    


   


일부러 이쁘게 찍은 게 아니라 역광이라서 이렇게 나온 겁니다.



무슨 논쟁을 하는데 스마트폰까지?


 

오랜만에 나온 빨간 모자 이동호 님



시를 쓰는 소우영님입니다. 흔치 않은 모텔에서 청소를 하는 노동자입니다. 그곳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많다는데 그런 글이 아직 나오지 않는군요.



작은책 10월호 모임은 27일 4시입니다. 2시에는 독서모임이 있습니다.

이 달에 읽을 책은 <<가네코 후미코>>입니다. 독립투사 박열의 연인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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