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짓기
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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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짓기
흰쌀을 꺼내듯
오늘 하루를 꺼내어
맑은 물에 쌀을 씻듯이
나의 맘을 씻고 씻어서
하루라는 밥통에 앉이고
아낙네의 정성으로 군불을 지펴
혹 탈까나 혹 설익을까나
조바심을 내며
하루앞에 쪼그리고 앉아
나의 마음을 담아 부채질 해봅니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이 흐르고
뜸이 들어갈 때면
하루에게 정성을 다할건지
하루에게 최선을 다할건지
속삭이듯 귓속말하며
나의 밥솥인 하루를
첫키스를 한 수줍은 소녀마냥
열어봅니다
그렇게 그렇게
저는 오늘도 하루를
열심히 지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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