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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글쓰기모임 10월모임

작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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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일 모임엔 열아홉 분이 오셨습니다. 새로 오신 분이 세 분이나 되네요. 조자형 씨, 박진희 씨, 문정주 씨가 새로 오셨습니다.

써 오신 글이 모두 10편입니다.


내가 세상을 보는 눈(김병수),

청천벽력(방종운),

글쓰기모임 소감(박영희)

알콜중독자 시동생(최성희)

좌충우돌 깨달음 얻기(고현종)

아이들의 마음속에 자라는 자아 새싹(이석영)

천직여행(박진희)

짜증(김경애)

한살림 수기 공모전 (강정민)

핸드폰 덕분에 다녀 온 지옥, 연옥, 천국(문정주)

    


 

김병수 씨는 그림자들의 섬이라는 독립영화를 보고 느낀 감상을 썼습니다. 그 영화는 한진중공업의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는 노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김병수 씨는 어떻게 하면 저런 환경에서 사람이 죽는데도 회사가 해결해 주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어 김병수 씨는 세월호참사에 희생당한 학생들을 수습했던 잠수사의 죽음에 관한 기사를 보고 느낀 감상을 이야기합니다.

왜 눈물이 계속 나는 것인가? 평소에 그들의 일상을 내 일처럼 생각하지 않다가 순간 그들의 삶의 궤적이 느껴져서 그런가, 아니다. 최소한 인간이라면 느끼는, 같은 인간으로서의 도리이며 의무이기 때문이다

 

방종운 씨는 여의도 천막생활 390일 동안 이어가고 있는 콜크콜텍 해고노동자입니다. 한 여인이 찾아와 그 천막에 자주 연대하던 사람이 암에 걸려 생을 포기하고 있다는 소식을 알려 줍니다. 그 사람은 암에 걸려 병마와 싸우면서도 콜트콜텍 동지들에게 힘을 모으고 싶다고 돈을 보내옵니다. 글을 읽고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조금 정리만 잘 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박영희 씨는 글을 처음 써보셨다고 합니다. 작은책을 구독한 지 3년이 됐는데 가봐야지 하면서도 미루다가 지난 9월에 처음 나오셨습니다. 처음 글을 써 보신다고 그때 글쓰기모임 뒷이야기를 써 왔는데 정말 생생하고 묘사가 잘 돼 있습니다. 앞으로 그이가 써 올 글이 기대됩니다.

 

최성희 씨는 알콜중독자 시동생 때문에 일어난 일을 써 왔습니다. 최성희 씨는 시동생이 밉지만 그 병을 치료하려고 알콜중독에 대해 공부까지 합니다. 그런데 병원 사회복지과에서 연결해 준 24시간 재활시설에서 입소를 거부합니다. 두 곳이 서로 소통이 잘 안 돼 그 피해를 고스란히 최성희 씨 가족이 입어 화가 납니다. 결국 주간재활시설인 까리따스로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까리따스 국장은 최성희 씨에게 시동생을 혼자 있게 놔두면 안 된다고 근처 병원에 입원시키고 낮에 까리따스로 오게 하라고 권유합니다. 시동생은 주거시설이든 주간시설이든 자신이 원한 게 아니었다고 또 변명을 하지요. 최성희 씨는 정말 화가 나지만 국장이 시동생에게 직설적으로 비판을 하고, 최성희 씨의 억울한 심정을 이해하는 말을 해 줘 위로가 조금 됩니다.

알콜중독이라는 것 때문에 최성희 씨 가족 모두가 힘든 모습이 보이는 글입니다.

 

고현종 씨는 노년유니온 사무처장입니다.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연찬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이야기를 써 왔습니다. 무려 78일 동안, 그 프로그램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화를 내서는 안 됩니다. 연찬 중에는 물도 마시지 못하고 화장실에도 갈 수 없다고 합니다.

진행자 선생은 각자 최근에 화가 난 구체적 사실을 떠 올려 말해 달라고 합니다. 고현종 씨는 특성화고등학교에 진학했던 딸이 대학을 가겠다고 진학반으로 옮기더니 미대를 정시로 가겠다고 하는 딸에게 화가 났던 이야기를 합니다. 미대를 정시로 가면 학원비를 한 달에 500만 원을 내야 하는데 그게 부담이 돼서 수시로 가라고 권하지만 딸은 막무가내입니다.

선생은 그게 왜 화가 납니까?” 하고 계속 묻는다. 고현종 씨는 그게 왜 화가 안 나는 일이냐며 묻지만 선생은 계속 그게 왜 화가 납니까?” 하고 묻습니다. 결국 고현종 씨는 화 낼 일이 아니었다고 대답하고 맙니다.

가방 이야기는 더 재미가 있습니다. 앞의 가방은 누구의 것입니까? 묻는 고현종 씨는 이건 내 것입니다하고 대답했다가 왜 당신 것이냐?”냐고 계속 묻는 말에 고현종 씨는 화가 납니다. 고현종 씨는 가방 안에 있는 노트를 보여 주면서 여기 내 이름이 있으니 내 것이다 하고 말합니다. 선생은 자기 명찰을 고현종 씨 가방에 놓으면서 그럼 이렇게 하면 이 가방은 내것입니까?” 하고 묻습니다. 고현종 씨는 선생의 입을 막아버리는 대답을 합니다. “선생님, 이름표 잘못 붙이셨어요.”

마지막 끝나는 날 선생은 참석자들에게 이곳에 무기한 남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묻습니다. 모두들 남을 수 있습니다하고 대답하지만 고현종 씨는 강요하는 듯한 질문에 그렇게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작은책 11월호에서 볼 수 있을까요?

 

이석영 씨는 미술학원 교사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자라는 자아 새싹이라는 제목으로 학원에서 아이들이 싸우는 이야기를 써 오셨습니다. 개구쟁이 5학년 학생 둘이 자리다툼을 하다가 한 아이가 물통을 던져 교실 바닥에 물바가지가 뒹굽니다. 이석영 씨는 태양아, 다른 애들 수업하고 있는데 물바가지까지 던지면 어떡하니?” 하고 꾸짖었습니다. 아이는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조금 이따 그 아이는 엄마와 함께 교실로 들어옵니다. 이석영 씨는 아이 엄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해도 엄마는 억울함과 서운함만 보입니다. 이석영 씨는 그 엄마에게 위로를 해 주고 나서야 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부분에 이석영 씨는 그 엄마를 보고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니 자신도 실수를 했다고 뉘우칩니다. 물론 바가지 던진 아이를 다른 방으로 데리고 가서 화를 식히게 하고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건 잘못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 엄마가 그런 설명을 들어도 억울함과 서운함만 보이는 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박진희 씨는 <오늘이 마지막은 아닐 거야>라는 책을, 남편과 함께 낸 이미 유명한 작가입니다. 서로를 끔찍이 아끼는 부부의 인생관, 철학관이 담긴 책입니다. 이번에 써 온 글은 천직 여행이라는 글입니다. 고등학교 때 담임선생이 생활기록부에 장래희망을 적어 내라고 했는데 박진희 씨는 가수라고 썼습니다. 선생은 제대로 쓰라고 박진희를 꾸짖으면서 다시 쓰라고 햇습니다. 박진희 씨는 이번엔 현모양처라고 썼습니다. 또 다시 교무실로 불려가 꾸지람을 당합니다. 도대체 번듯한 직업을 쓰라고 하는 담임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선생님이라고 쓰고 교사의 만족스러운 미소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못해 썼던 그 선생님이 결국 박진희 씨가 애타게 찾던 천직이 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부분이 조금 이상합니다. ‘나의 천직은 무엇일까?’ 하고 묻는 아이에게 꿈이 있니? 그렇다면 너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 하고 대답합니다. 어릴 때 박진희 씨에게 꿈이 뭔지 묻는 교사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요즘 아이들도 너의 천직은 무엇일까?’ 하고 묻는 박진희 씨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요? 더구나 선생님은 박진희 씨 꿈도 아니었죠. 이런 글은 어떻게 결론이 나야 할까요?

 

김경애 씨는 혁신학교 교사입니다. 이번에는 짜증이라는 글을 써 오셨습니다. 학교와 민감한 문제가 있는 글이라 발표만 하고 어디 싣는 건 안 된다고 하셔서 이곳에도 내용을 밝히지 않겠습니다.

 

작은책 글쓰기 모임 회장 강정민 씨는 한살림협동조합에서 공모하는 수기를 써 오셨습니다. 아토피가 심했던 둘째 아이에게 한살림 식품을 먹이면서 병이 나아가는 생생한 사례를 보여 줬습니다. 치킨이며 피자 햄버거를 사먹인 일이 없는데도 아이들은 잘 자랍니다. 모두들 공모전에 당선되려고 한살림을 너무 칭찬한 거 아니냐고 막 웃었습니다.

 

오늘 처음 나온 문정주 씨는 의료계에 계셨다고 하셨습니다. 처음 글을 써 본 솜씨가 아니었습니다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이탈리아에서 핸드폰을 잃고 다른 분과 연락해 핸드폰을 다시 샀는데, 다음날 다시 찾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 속에 정말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합니다.

핸드폰을 잃어버렸다고 신고를 하는 과정도 재미있습니다. 신고를 받던 경찰이 갑자기 양 팔을 벌리고 큰소리로 노래를 부릅니다. “오 솔레미오통역해 주던 지인이 배꼽을 잡고 웃지요. 문정주 선생은 어안이 벙벙한데 지인이 통역을 해 줍니다. “핸드폰 없어졌다고 그렇게 불행한 얼굴 할 거 없다. 그거 네가 태어날 때 갖고 왔냐? 아니지? 그러니 원래 네 것이 아니었다. 네 것도 아닌 게 없어졌는데 불행이 무어냐. 얼굴 풀고 기분 풀면 인생이 줄겁다.” 그러고는 벌떡 일어나 오 솔레미오노래를 불렀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정주 선생도 웃을 수밖에 없었겠지요.

그 핸드폰은 기적처럼 다시 찾았습니다. 어떻게 찾았을까요?

 

글이 많아 자세히 글을 합평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렇게 즐겁게 모임이 끝나고 처음 가보는 뒷풀이 장소로 갔습니다. 그동안 가던 김치찌개 집이 망해서 문들 닫았거든요. 새로 간 곳은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조그만 연못도 있고 그 안에서는 물고기가 놀고 있네요. 다음 달 모임은 1126일입니다. 모두들 수첩에 적어 놓았다고 잊지 말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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