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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글쓰기 5월 모임 뒷이야기

작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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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화창해서 도저히 사무실에 앉아 있을 수 없었던 526. 이렇게 모여 글쓰기를 공부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갈 데가 없어서 이러고 있을까요? 아닙니다. 무척 바쁘신 분들이지만 글쓰기 모임엔 빠질 수가 없답니다. 해야 할 일 우선 순위에서 1위입니다사진 찍는 사람까지 열두 분이 모였습니다.  글은 여덟 편이 나왔습니다.


마음이 바뀌었다-이근제

군에 간 아들 강정민

매일 글쓰기 - 조미영

선생님의 양복 한 벌 - 소우영

또 다시 오 월이면 생각이 난다 - 소우영

아버지와 사과나무 - 신영옥

사라진 이상형 - 고현종

나는 추어탕을 좋아한다 - 박영희

 

마음이 바뀌었다’(이근제)는 글쓴이가 현장에서 일하면서 생기는 이야기입니다. 인력사무소에서 대기하다가 일을 배정받아 나가서 일하지만 여전히 일당이 문제네요. 그날 나간 곳에서는 세상에 아침 일찍 시작하는데 아침밥도 주지 않고 일을 시킵니다. 게다가 점심밥도 중국집에서 시켜 먹네요. 그리고 쉴 틈도 없이 담배 한 대 태우고 일을 시킵니다. 문제는 일당이네요. 그렇게 일을 시키면서도 일당이 12만 원밖에 되지 않아요. 글쓴이는 항의를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안 하기로마음을 바꿉니다. 글을 읽는 분들이 모두 안타까워했어요.

 

군에 간 아들’(강정민)은 제목 그대로 군대 간 아들 이야기입니다. 젖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군대를 가다니 엄마는 불안해합니다. 첫 주에 신병교육대대 카페에 아들 사진 올라오기만 기다립니다. 군복을 입은 늠름한 아들 사진을 보고 좀 안심이 됩니다.

첫 주말에 처음 전화가 왔습니다. 처음에 전화를 못 받았습니다. 두 번째 받은 통화에서 아들은 2분 통화 시간을 날리고 1분만 통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엄마는 너무 안타까워합니다. 나중에 카페에 올라온 글을 보니 어떤 부모들은 그 전화를 아예 못 받았다네요. 그러면서 한번만 더 걸게 해 줄 수 없냐고 카페에 글을 올렸지만 부대에서는 기회 평등 원칙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아들이 처음 부대 입대할 때 첫 전화가 간다고 미리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무슨 기회 평등이냐고 글쓴이는 분개합니다.

 

매일 글쓰기’(조미영)는 백 일 동안 함께 매일 글쓰기를 했던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대단한 분들이죠. 어떻게 백 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쓸 수 있었을까요. 그런데 어떤 글을 썼는지 우리 회원들이 모두 궁금했습니다.

 

선생님의 양복 한 벌’(소우영)은 중학교 때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했을 때 경험입니다. 본래 소우영 님은 시만 써 오셨는데 오늘은 선생님의 양복 한 벌이라는 생활글까지 두 편을 써 오셨네요. 중학교 때 선생님 양복이 너무 지저분했답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가정방문을 할 때 어떤 집에서 제자 어머니가 날계란을 주셔서 그걸 양복 주머니에 담고 다니다가 깨져 얼룩이 졌다네요. 옛날 시골에서 가끔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또 다시 오 월이면 생각이 난다’(소우영)는 광주항쟁 때 경험을 쓴 시입니다. 그때 글쓴이는 중학교 3학년이었죠. 오 월만 되면 당시 광주에서 공수부대니 탱크니 핏자국이니 여고생 죽음이니 하는 소문들과 용공 간첩이 나오는 방송에서 나오는 말들이 떠오릅니다. 학교에서는 군장교 출신 학생 주임이 걸핏하면 제식 훈련을 했답니다.

 

아버지와 사과나무’(신영옥)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농사짓던 사과나무 농장을 추억하는 이야기입니다. 사과나무 전지하는 모습, 농약 뿌리는 일, 사람들이 몰래 따가던 일 등 시골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잔잔한 이야기입니다.

 

사라진 이상형’(고현종)

요즘 가끔 나와서 재미있는 글을 내놓는 고현종 님은 노년유니온 노조에서 활동하는 분입니다. 고현종 님은 자기 경험을 소설, 또는 희곡처럼 꾸며서 재미있게 글을 쓰는 분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군 입대 전 여자친구를 사귀려고 기타를 메고 다녔다는 이야기입니다. 기타를 사려고 돈을 모으는 과정, 기타는 배우지 않고 폼만 재고 다녔다는 이야기가 진짜 같기도 하고 지어낸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모두들 재미있어서 한참 동안 웃었습니다.

 

나는 추어탕을 좋아한다’(박영희)

요즘 작은책에 가끔 박영희 님 글이 올라오죠. 이번에 써 오신 글은 추어탕에 얽힌 사연입니다. 남편이 가끔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추어탕을 끓여놓으라고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추어탕 요리하는 방법도 나옵니다. 그때는 참 힘들었지만 집에서 시끌벅적하며 놀던 생각을 하면 참 좋았다는 생각도 한답니다. 그런데 이 글을 읽고 글쓴이 따님이 물었답니다.

엄마는 아버지가 추어탕 넉넉히 끓여 놔하면 아무 소리 하지 않고 끓였어?”

글쓴이는 뭐라고 대답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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