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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글쓰기(12월 특집을 읽고)

김효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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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글쓰기

김효숙

작은책 열혈독자였어요. 그런데 일 년 넘게 작은책을 받아 보다보니 어느새 작은책도 매달 오는 다른 잡지처럼 집안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신세가 되었어요. 작은책에 미안함이 커지고 있는데 12월호 특집이 눈에 들어왔어요.

윤구병 선생님의 혁명은 글쓰기와 함께 온다.

오랜만에 깔깔거리며 선생님의 글을 읽다가 도시 사람들이 하루에 10시간 이상 머리를 굴리고 산다는 대목에서 턱 막히고 말았어요. 제 모습이 떠올랐죠. 전 가정주부지만 책읽기를 좋아해서 하루 대부분을 글을 읽어요. 요즘엔 거의 활자 중독에 걸린 사람처럼 하루 내내 신문에 트위터, 책까지.. 때론 몸을 움직여 일을 하면서도 늘 머릿속은 분주하죠. 그러면서 아이들이 아무 생각 없이 있거나 밤새 일하고 들어온 남편이 자고 일어나서 꾸물거릴라 치면 '책을 읽어라, 공부해라, 생각좀 하고 살어라' 다그치곤 합니다.

제 꿈은 '글쟁이'예요. 글쓰기 강좌도 열심히 다니고 또 열심히 글을 썼죠. 여기저기 보내 보기도 하구요. 그러다 어느 때 부터인가 글이 써지지 않더군요. 그 이유를 이제야 알았어요. 몸은 움직이지 않고 책을 읽고 생각만 했으니 제대로 된 글이 나올 수가 없었던 거지요.

윤구병 선생님 고맙습니다. 작은책두요.

이제 머리를 굴리는 시간을 좀 줄여야 겠어요. 몸으로 부딪치면서 정직하게 진솔하게 다시 글을 써봐야겠어요. 틀에 박힌 글이 아니고 작은책 글쟁이들처럼 제 생활에서 우러나오는 그런 글이 언젠가는 나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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